본문 바로가기
영감 Inspiration/독서 Reading

코로나19를 미리 예측한 ‘페스트’

by 여름_- 2025. 11. 15.
반응형

기억에 남는 글귀

한 도시를 이해하려면 그곳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일하고, 어떻게 사랑하며, 어떻게 죽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말하자면 이곳 사람들은 권태로워하고, 습관이라도 가져보려고 애를 쓴다. 우리 시민들은 열심히 일을 하지만, 그것은 대개의 경우 부자가 되고 싶기 때문이다. 그들은 상거래에 특히 관심이 많고, 그들의 표현에 따르면 무엇보다 사업에 몰두한다. 물론 단순한 기쁨에 대한 흥미도 없지 않아서 여자와 영화, 해수욕을 좋아한다. 그러나 매우 합리적인 사람들이어서 이런 쾌락들은 토요일 저녁이나 일요일을 위해 아껴두고, 주중의 다른 날에는 돈을 많이 벌려고 노력한다. 저녁에 퇴근하면 일정한 시간에 카페에서 모이거나 늘 같은 대로를 산책하고, 아니면 집에 가서 발코니에 자리잡는다. 젊은이들의 욕망은 격렬하고 짧은 데 반해, 나이든 사람들의 취미 생활은 공굴리기 모임이나 친목회, 회식, 큰돈을 걸고 카드놀이를 하는 동호회 정도에 한정되어 있다.
...오랑은 그와는 정반대다. 오랑은 분명 아무것도 예감할 수 없는 도시, 말하자면 완전히 현대적인 도시다. 그러므로 이 도시에서 사람들이 사랑하는 방식을 정확히 설명할 필요도 없다. 남자들과 여자들은 이른바 성행위를 하면서 서로를 급속도로 탕진하거나 아니면 두 사람만의 기나긴 습관에 빠져든다. 양극단 사이에서 중간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이것 또한 이 도시만의 독특한 점은 아니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지만, 오랑에서는 시간이 없고 생각할 수도 없어서 사랑이 무엇인지 알지 못찬 해 그렇게 서로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
p12-15

용지난이 점점 심각해져서 몇몇 간행물들은 지면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도 <역병통신>이라는 신문이 창간되었다. 그 신문은 ‘병의 진행 상황을 객관적이고 양심적으로 시민들에게 보도하고, 향후 상황을 전망하는 데 가장 권위 있는 의견을 제공하며, 유명인이든 아니든 재앙에 대항하여 싸우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을 기사를 통해 격려하고 주민의 사기를 복돋우며 당국의 지시사항을 전달하는, 한마디로 말해 우리에게 닥친 불행과 효과적으로 싸워나가기 위해 선의를 가진 모든 사람들을 결집시키는 것’을 사명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얼마 못 가 페스트 예방 효과가 확실하다는 신제품들을 광고하는 데 그치고 말았다.
p143

모든 사람들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견디기 힘든 부재, 대책없는 유배 생활, 결코 채우지 못하는 갈증으로 다 함께 고통을 당했던 것이다. 산더미처럼 쌓인 시체들,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 운명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경고들, 공포심을 불러일으키던 그 끈질긴 제자리걸음, 그들의 마음에서 솟구치던 무서운 반항심, 이런 것들 사이에서도 하나의 거대한 웅성거림이 공포에 사로잡힌 사람들에게 진정한 조국을 되찾아야 한다고 말하며 쉬지 않고 경고하고 있었다.
p349

또한 인간들에게 불행과 교훈을 주기 위해 페스트가 쥐들을 다시 깨우고, 그 쥐들을 어느 행복한 도시로 보내 죽게 할 날이 오리라는 사실도 그는 알고 있었다.
p361

페스트

tvN 요즘책방 책 읽어드립니다 방송도서
세계문학전집 133
알베르 카뮈 저자(글) · 유호식 번역
문학동네 · 2015년 12월 26일

목차

목차
제1부
제2부
제3부
제4부
제5부

해설 | 『페스트』, 폭력과 진실
알베르 카뮈 연보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