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란 무엇인가?
무늬라 하면 일반적으로 물건의 거죽에 여러가지 형상이 어우러져 이룬 모양을 말하며 문(文), 문(紋)으로 쓰여진다. 흔히 문(文)은 무엇을 의미하고 문(紋)은 무엇인가를 질문 받게 된다. 그 대답은 한마디로 문화적인 소산과 문명적인 소산의 차이라 말할 수 있다. ‘문(文)’은 글자(, 사물을 표시하는 부호), 꾸밀(), 아름다울(), 빛날(), 아롱질(), 문채()등을 뜻하고, ‘문(紋)’은 무늬() 또는 문채를 뜻하는 것이니 앞의 것은 문화적인 것으로 즉, 인간의 내적() 정신활동의 소산이라 말할 수 있고, 뒤에 것은 문명 즉, 외적() 물질적 소산이라 구분지어 말할 수 있다. 그러므로 무늬는 생활에 대한 주관적 의식의 반영이며 삶을 통한 문화활동의 소산임과 동시에 또한 창조적 문명의 산물이라 말할 수 있다. 따라서 무늬는 바로 의사를 전달하는 언어이며 문자로서의 역할 뿐만이 아니라 인류가 그동안 이루어놓은 회화, 조각, 공예, 서예 등 모든 조형미술()의 원천이 되었고, 오늘날 까지도 인류는 이를 위하여 무한한 오력을 경주하여 왔다.
무늬에는 언어와 문자와 마찬가지로 그 민족과 그 민족이 살아온 환경에 따라 고유한 형태를 지니게 마련이어서 가령 각 시대마다 새로운 외래문화()의 영향을 받았을지라도 유사하긴 하여도 나름대로의 독특한 성격을 나타내고 있기에 이를 전통문양이라 일컫는다.
무늬의 실체는 그냥 아름다운 것만은 아니다. 아름다운 것 이전에 상징적 의미가 더욱 중요하다. 아무리 단순한 무늬라도 그 작은 무늬 하나 속에 우주의 섭리가 깃들여 있을 수도 있고 반면에 아무리 현란하고 아름답게 이루어진 무늬라 할지라도 그저 장식무늬에 불과한 경우도 있다. 그러나 무늬의 크고 작은 것에 상관없이 이들은 각기 뜻을 지니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하겠으니,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은 사물의 진실을 바로 보기 위해서는 그 무늬의 성격에 따라 물건의 용도가 다르며 무늬가 베풀어진 자리가 지정되어 있다는 것을 인식하여야 하겠다.
공예미술의 역사를 더듬어 볼 때 무늬의 종류와 유형을 크게 나누어 보면 기하학적 무늬, 자연 상징무늬, 종교 및 신앙 상징무늬, 동식물무늬, 길상무늬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무늬들은 어느 시대에는 기호()나 문자()로서의 역할을 하였는가 하면, 어느 시기에는 회화()로 나타나고 또 어떤 경우에는 추상적으로 표현되었는가 하면 사실적인 상형으로 표현되기도 하는데, 이러한 몇가지 형식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서로 반복하여 나타나기도 한다. 무늬가 베풀어 진 대상도 바위나 자갈, 골각기(), 토기, 도자기, 청동기, 초기(), 목기, 직물 등 다양하지만 그 무늬의 표현 기법에 있어서도 음각, 양각, 체화, 투각, 상형, 상감 등 다양한 기법이 쓰여져왔으며 이 또한 시대에 따라 반복현상이 엿보인다. 그렇듯 무늬가 베풀어진 대상과 표현방법은 지역문화권과 시대적 특성을 반영하지만 같은 문화권에 속해 있다고 하여도 그 민족 나름대로의 고유 생활문화는 은연중 민족 전통양식을 낳게 마련이다.
이러한 면에서 우리 미술에 나타나는 다양한 무늬들을 시대와 유형, 성격에 따라 나누어서 그들이 각기 지니고 있는 이야기 내용은 무엇이며 어떻나 상징성을 지니고 있고, 어떤 기물에 어떤 기법으로 어떻게 활용하고 전개시켰는지를 살펴 보는 것은 “옛 것을 익히고 나아가서 새것을 안다”는 옛 말과 같이 우리 선조들이 생활 속에서 터득한 진리를 현실에 응용하여 사라져 가는 미족 전통을 바탕으로 새롭게 계발하고 세계적인 것으로 발전시키자는 의도에서 이다.
-한국의무늬(개정판),한국문화재보호재단,예맥출판사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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